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에 진입한 일본의 헬스장에 최근 ‘노인 열풍’이 불고 있다. 고령인구가 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이 ‘사교의 장(場)’으로 헬스장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6일 도쿄 스미다구에 위치한 헬스클럽 ‘르네상스’ 체육관은 오전 10시 개장 직후부터 100여명의 회원이 몰려들었다. 이들 대부분은 고령자였다. 이곳에 5년 동안 다니고 있다는 스즈키 다케노리(75)씨는 “운동을 하고서 최근 식사량도 늘었다”고 밝혔다. 이이다 요시코(76·여)씨는 “체육관에 친구도 있고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헬스클럽이 일본 전역에 운영하는 헬스장 130여곳 회원 가운데 27%가 60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20년 전보다 9배나 늘어난 수치다. 이 헬스클럽이 1996년부터 시니어 회원을 대상으로 한 저렴한 요금제를 마련하고 노인을 위한 스트레칭, 체조 등의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헬스장을 찾는 노인은 해마다 꾸준히 늘었다. 르네상스 관계자는 “병원 대합실보다 체육시설이 노인들의 집합장소가 되는 게 더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 외에도 고나미스포츠클럽 등 전국 단위 체인을 둔 헬스클럽들은 잇따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의 헬스업계 매출은 10년 가까이 3000억엔(약 2조8756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저출산과 불황 등으로 20, 30대 회원은 줄고 있지만 60세 이상 회원 비율은 10년 전보다 11% 포인트나 오른 30%까지 올라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종선 기자
[월드 화제] 日 헬스장은 실버산업?
입력 2015-10-14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