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폐기물을 이송하는 작업이어서 시종일관 ‘안전’에만 집중했습니다.”
13일 오전 8시 정각,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하 방폐장) 인수검사건물 앞에 호송차량에 둘러싸인 25t 트레일러 4대가 도착했다.
트레일러에는 방사성동위원소(RI) 폐기물 50드럼씩, 모두 200드럼이 실려 있었다. 즉시 드럼 하역작업이 시작됐고 작업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계속됐다. 현장에는 월성원전 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 관계자 5∼6명이 방사성 측정과 반입과정을 확인했다.
하역작업이 마무리되면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인수검사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실시하는 처분검사가 이어진다. 인수검사와 처분검사에서 합격한 방폐물만 지하 처분장으로 옮겨져 저장된다.
이날 이송된 200드럼의 방사성폐기물은 대전지역 RI 폐기물 관리시설에 저장돼 있는 RI 폐기물의 일부다. 대전에서 경주 방폐장으로 처음 육상 이송된 것이다.
RI 폐기물은 방사성동위원소 또는 이 원소에 오염된 물질로 병원과 연구소, 산업체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25t 트레일러 4대는 이날 오전 3시 대전지역 RI 폐기물 관리시설이 있는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정문을 출발해 경주 방폐장으로 향했다.
트레일러는 북대전 IC로 진입,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경주 IC로 빠져나왔다.
고속도로에서도 안전을 위해 시속 80㎞ 이하의 속도로 운행했다.
경주 IC를 빠져나와서도 보문단지와 토함산 터널을 거치는 등 가급적 차량이 한산한 코스를 택했다. 이 때문에 무려 5시간을 달려 경주 방폐장에 도착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이날 RI 폐기물을 이송하면서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웠다고 밝혔다.
지난 8월부터 이송계획을 세운 뒤 산업자원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운반계획을 보고하고 실전훈련을 거쳤다. 이송시간도 차량통행이 적은 새벽으로 잡았다.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오늘 RI 폐기물 운반은 원자력안전법에서 정한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전용차량과 운반용기로 보안차량의 에스코트 속에서 진행됐다”며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은 물론 돌발 상황에 대비한 안전요원 동행 등 철저한 안전조치도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에 운반한 RI 폐기물은 방사선준위가 낮지만 주민들이 안심하도록 지난달 방사선 영향평가를 실시해 안전성을 확인했고 돌발 상황에 대비한 비상훈련과 실제 운반경로에 대한 안전점검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대전지역 RI 폐기물 관리시설이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보관 중인 RI 폐기물 200드럼은 15일 경주 방폐장으로 추가 이송된다.
현재 대전지역에는 원자력환경공단 3207드럼, 원자력연구원 1만9877드럼, 한전원자력연료 7525드럼 등 모두 3만609드럼의 방사성폐기물이 보관돼 있다. 이 폐기물은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송된다.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오늘 처음 이송된 RI 폐기물은 방사선준위가 낮아 환경영향을 무시할 수준이지만 주민 안심 차원에서 운반과 관련한 국내외 안전기준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말했다.
경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안전! 안전! 방사성폐기물 첫 육로 이송작전 긴박… 경주방폐장, 대전지역서 200드럼 반입
입력 2015-10-14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