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는 불안한 뒷문이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런데 이현승이 이를 말끔히 해결하며 가을야구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현승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에서 1승 1세이브를 기록했다. 팀이 이긴 경기에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 1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3-2로 앞선 8회초 2사 2, 3루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 획득이었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선 3-3이던 10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했고 10회말 박건우가 끝내기 안타를 친 덕에 구원승을 올리기도 했다. 1, 2차전에서 2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만 한 개를 내주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볼넷 한 개도 11일 8회초 2사 2, 3루에서 박병호를 전략적으로 피하기 위한 고의사구였다.
2006년 넥센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현승은 2006년 현대, 2010년 두산에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올 시즌 전까지 그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10경기 1승 평균자책점 0.84(10⅔이닝 2실점 1자책)다. 숨어있던 ‘가을 사나이’였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 친정팀 넥센의 핵타선을 잠재우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사실 이현승은 두산 투수진의 마지막 버팀목이었다. 올 해 두산의 투수조장을 맡은 이현승은 5선발로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타구에 손가락을 맞아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차근차근히 다시 선발을 준비했다. 그런데 윤명준, 노경은 등 기존 마무리들이 연이어 난타를 당했다. 두산은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리그 최다인 18개의 블론세이브(불펜이 동점·역전을 허용하는 것)를 범하는 등 항상 경기 후반이 불안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장고 끝에 이현승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이현승은 6월 1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리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 감독은 “이현승은 공 한 개를 스트라이크존에서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투수”라며 “승리를 지키기 위해 이현승을 올릴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현승은 “자만하지 않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라가겠다”면서 “목표는 올해 프로야구 마지막 경기에서 세이브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마무리는 내게 맡겨” 이현승, 곰 버팀목으로… 두산의 불안한 뒷문 말끔히 해결
입력 2015-10-14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