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최종 완치 환자로 발표된 80번 환자(35)가 퇴원 9일 만에 다시 양성으로 판정되면서 추가 전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건 당국은 “감염력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80번 환자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두 차례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지난 3일 퇴원했다. 보건 당국은 ‘24시간 간격으로 2차례 음성 확인’이라는 기준을 따랐다고 했다.
이 환자는 지난 11일 새벽 5시30분쯤 발열과 구토 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 선별 진료소를 찾았다. 여기서 수치가 양성과 음성의 경계선으로 나왔다. 이후 서울대병원과 질병관리본부 검사에서는 양성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왔다.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검사 수치상 양성에 해당하지만 이 환자로 인한 추가 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남중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12일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에 참석해 “살아있는 메르스 바이러스로 보지 않는다. 체내 유전자에 바이러스 조각이 발견된 것으로 본다”며 “주변 사람에게 감염력은 0%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열 증상에 관해서도 메르스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아닌 80번 환자가 이전부터 앓고 있던 악성 림프종의 영향으로 봤다. 이 환자는 지난 6월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림프종에 따른 면역기능 저하로 116일간 서울대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왔다.
보건 당국은 이 환자의 가족 4명과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직원 29명, 병원 내 환자·보호자 16명, 구급차 이송 관련 12명 등 모두 61명을 자가격리했다. 68명은 능동감시하기로 했다.
80번 환자가 다시 양성 판정으로 재입원함에 따라 메르스 공식 종식시점도 늦춰질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지난 2일 80번 환자가 최종 음성이라고 판단하고 4주 뒤인 오는 29일 자정을 종식 시점으로 예고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와 관련, “전문가와 추가적으로 논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퇴원 9일 만에 재격리… ‘종식’은 언제
입력 2015-10-13 03:12 수정 2015-10-13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