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했던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한 두 선수는 류승우(레버쿠젠)와 최경록(상파울리)이었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4분 최경록이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자로 잰 듯 정교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자 골문 앞에 자리를 잡고 있던 류승우가 멋진 헤딩슛으로 연결해 그물을 흔들었다. 호주의 포백 라인을 순식간에 허물어 버린 플레이였다.
12일 이천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올림픽 대표팀과 호주 올림픽 대표팀의 2차 평가전. 한국은 류승우의 선제골과 상대의 자책골을 엮어 2대 1로 이겼다. 지난 9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1차전에서 2대 0으로 이긴 한국은 이번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1차전에서 유럽파들을 전원 선발 투입해 점검했던 신태용 감독은 2차전에선 국내파들을 선발 출격시켰다. 양 팀은 서로 다른 공격 패턴으로 맞섰다. 호주는 좌우 측면을 파고들어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려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는 특유의 공격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한국의 수비에 막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진 못했다. 한국은 세밀한 패스 축구로 호주의 골문을 두드렸다. 다만 슈팅까지 이어진 공격 전개는 좋았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정교하지 못했다.
전반 막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키 190㎝의 장신 공격수 김현이 시저스 킥으로 연결한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호주 선수에 막히긴 했지만 헤딩슛을 할 것이란 상대의 예상을 깬 공격이었다.
전반 호주 골문을 열지 못한 신 감독은 후반 류승우, 최경록, 황희찬(FC 리퍼링) 등 7명을 대거 교체했다. 경기 분위기가 확 달라지더니 4분 만에 류승우의 선제골이 터졌다. 경기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거의 일방적으로 호주를 몰아붙였다. 한국은 후반 37분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로 2-0 리드를 잡았다. 호주 골키퍼 아론 레녹스는 팀 동료의 백패스를 오른발로 처리하다 실수를 범해 한국에 골을 헌납했다.
이후 한국은 체력에서 밀리며 고전하다 후반 43분 결국 실점했다. 호주의 앤드루 홀은 아크서클 부근에서 기습적인 로빙슛을 날려 골을 터뜨렸다.
‘신태용호’는 2016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대비해 이번 평가전을 치렀다. 한국과 호주 올림픽 대표팀은 모두 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류승우 선제골에 상대 자책골 신태용호, 올림픽 희망을 보다
입력 2015-10-13 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