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으로 헤어진지 39년 만에 미국서 극적 상봉한 이복 자매

입력 2015-10-13 03:36
같은 병원에 취직하면서 입양 39년 만에 상봉한 이복 자매 신복남(오른쪽)·은숙씨의 다정한 포옹 장면. 새러소타 헤럴드 트리뷴 트위터

어린시절 고아원에 맡겨졌다가 미국 가정으로 입양된 이복 자매가 39년 만에 같은 병원 같은 층에서 일하던 중 기적처럼 상봉했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새러소타 헤럴드 트리뷴은 신복남(미국명 홀리 호일 오브라이언·46) 신은숙(미건 휴즈·44) 자매의 운명적인 재회를 크게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의 닥터스 병원 4층에서 근무했다. 서로 자매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둘은 한 환자의 말을 듣고 친해져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지난 8월 자매라는 믿기 어려운 결과를 접했다.

은숙씨의 친어머니이자 복남씨의 양어머니는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를 떠나 야반도주했다가 두 자매를 보육원에 맡겼다. 은숙씨는 다섯 살이던 1976년 미 뉴욕주 킹스턴으로, 언니 복남씨는 아홉 살이던 78년 미 버지니아주 알렉산더로 각각 입양됐다.

새 가정에 입양된 복남씨는 동생을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실패했고 두 자매는 약 300마일(약 483㎞) 떨어진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올해 1월과 3월 복남씨와 은숙씨가 차례로 이 병원에 일자리를 구했고 한국 출신 간호조무사가 두 명이나 새로 왔다는 소식이 환자들 사이에 퍼지면서 친해진 두 사람은 유전자 검사 끝에 자매임을 확인했다. 복남씨는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지느냐”며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인생에서 좋은 일은 해서 이런 기적이 온 것 같다”고 감격해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