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림은 선진 외국에선 묘역이 아닌 공원이다. 휴양시설과 연계한 산림의 일부로 격리된 공간이 아니라 일상의 친화적 생활공간일 뿐이다.
울창한 수목장림은 산책코스나 어린이의 소풍 대상지로 활용되고, 공원이나 자연학습장, 캠프장 등 공동이용시설 인근에 위치한 수목장림은 휴식공간으로 이용된다.
독일의 수목장림은 90% 이상이 우수한 산림을 바탕으로 자연산림에 조성되고 있다. 독일은 헤센주 라인하르츠발트 국유림 116㏊에 2001년 11월 최초로 수목장림을 조성했다. 이곳은 150년생 참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선 산림지역이다. 참나무숲을 보호하기 위해 수목장림을 조성한 것이다. 민간업체가 수목장림을 조성한 이후 지방정부 영림서가 산림관리를 맡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목장림 조성은 유족이나 산책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진입로(추모로, 임도 등)를 만드는 것이 전부다. 산림 내부는 최대한 자연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
독일 니더작센주 괴팅겐시 외곽에 위치한 브르크 프레세 수목장림은 2010년 개장됐다. 이곳은 괴팅겐 시민들의 휴양림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지역이다. 산책로와 산림교육로, 쉼터, 대피소 등 시민들의 휴식장소가 잘 갖춰져 있다.
스위스는 수목장림을 가장 먼저 도입한 나라다. 좁은 국토에서 더 이상 산림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1999년 수목장림 제도를 도입했다. 독일과 달리 수목장림 규모는 2∼5㏊로 작은 편이다. 26개주에서 55개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다. 스위스 역시 산림 파괴나 어떠한 훼손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독일과는 달리 아름드리나무를 추모목으로 하지 않고, 작은 나무를 새로 심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산림을 이용한 수목장림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우스다운스 내추럴 공원 부설 수목장림은 2013년 영국에서 가장 우수한 수목장림상을 받았다. 자연공원 부속 부지에 자연학습 프로그램과 연계해 수목장림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수목장림 도입이 최근에 이뤄졌다. 화장률이 높지 않아 수목장림 발전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 넓은 국토와 기기묘묘한 숲을 활용, 다양한 형태의 수목장림이 조성되고 있다. 버지니아주 캠프 하이로드 880여㏊ 산림 중 33㏊를 수목장림으로 활용하고 있다. 캠프장 주변에 수목장림을 조성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포코노 고원 1000여㏊ 중 26㏊에 수목장림을 조성했다. 주변에 습지와 각종 야생동물 서식지 등이 둘러싸여 있다. 자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 운영 방침이다. 플라스틱 꽃이나 메탈 표시물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대전=정재학 기자
‘수목장’ 선진국들은 어떻게 운영하나… 자연 그대로 보전 표시물 없는 곳도
입력 2015-10-14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