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사재기로 차트 교란시킬 수 없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기자간담회 열고 논란 해명

입력 2015-10-13 02:08
로엔엔터테인먼트 이제욱 멜론사업부문장이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멜론 빅데이터 개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멜론은 10년 동안 소비자 2800만명의 소비 이력이 담긴 빅데이터를 뮤지션에게 제공해 맞춤형 음악 서비스를 가능케 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멜론에서 (음원 사재기로) 몇 백명, 몇 천명이 차트를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고도로 깨끗한 순위 시스템을 개발해 보여드리겠습니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신원수 대표가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음원 사재기로 멜론의 차트를 교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 대표는 “멜론은 2년 전부터 비정상적인 데이터에 대한 필터링을 하고 있다.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고 있어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걸러내고 있기 때문에 멜론의 데이터는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음원 순위 문제와 함께 음원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지적되는 추천곡 제도에 대해서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대표는 “추천곡 제도 폐지에 대한 업계 목소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은 중요하다”며 “공정성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합리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멜론의 빅데이터 개방으로 마케팅 기반이 약한 인디 뮤지션과 해외 가수의 음악에 대한 소비가 늘었다고 평가했다. 멜론은 뮤지션들에게 팬들의 취향을 빅데이터에 기반해 분석한 자료를 제공하는 ‘파트너 센터’를 만들었다. 고객들의 음원소비 내역, 음악감상 패턴을 알려주는 마케팅 플랫폼이다. 612개 기획사, 2만2000명의 가수가 파트너 센터에 등록했다. 멜론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뮤지션들이 자신의 팬들을 찾아 스스로를 홍보할 수 있게 됐다.

인디밴드 ‘브로콜리너마저’는 파트너 센터 등록 이후 팬이 2913명에서 1만1342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신현희와김루트’는 19명에서 1622명으로 무려 85배 증가했다. 1년 동안 파트너 센터를 통해 가수와 소비자가 60만건의 콘텐츠를 만들어냈고 총 3억800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차트 중심에서 라디오 시스템으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 애플사가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차트에 의존해 인기 음악 중심으로 듣는 시스템에서 다양한 장르와 뮤지션의 음악을 추천 받아 듣는 환경으로 바뀌는 중이다. 업계 1위인 멜론 또한 고객의 소비이력, 선호 장르를 분석해 맞춤형 곡 등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 대표는 “발전된 큐레이션 서비스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음악 감상의 경험을 드리겠다”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