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국 대사관 무관부 암호장비 도난… 암호체계 통째 유출 우려

입력 2015-10-13 02:05
외국 주재 우리 대사관 무관부에서 운용 중이던 암호장비가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기밀문서의 암호체계가 통째로 유출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A국에 파견된 우리 무관부 암호장비가 사라진 사실이 지난해 10월 14일 파악됐다”며 “도난 사실은 이틀 후 국방부에 보고됐으며 국방부는 5일 뒤 사용 중단과 전량 회수를 지시하고 암호 키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NX-02R이라는 이 장비는 비밀문서를 암호로 전환하는 팩스장치로 평문을 비문으로 만들어 전송한다. 2011년 국방과학연구소(ADD) 현지 사무소에 설치됐으며, 마지막으로 사용된 것은 지난해 6월 3일이다. 정확한 도난 시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ADD는 A국을 포함해 3개국에 현지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45개국 무관부 역시 같은 암호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도난당한 암호장비는 지난해 테스트를 포함해 세 차례 사용됐고, 2012∼13년에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담당 직원은 평소 외부출장이 잦아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 담당 직원은 이 사건으로 감봉 1개월의 처분만 받았다.

군 관계자는 “이 장비는 개봉하는 순간 광센서가 이를 감지해 암호 키를 자동 삭제토록 돼 있다”며 “암호체계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