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책임 삼성서울병원장 사임

입력 2015-10-13 02:58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삼성서울병원은 12일 제10대 병원장에 권오정(58) 호흡기내과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병원은 “송 병원장 본인이 메르스 위기 상황을 1차 수습한 뒤 본격 경영쇄신은 새로운 병원장이 주도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송 병원장은 2012년 3월 제8대 병원장으로 선출됐으며 지난 3월 9대 병원장에 연임됐다. 9대 원장 임기는 2018년 2월까지이므로 2년5개월 앞두고 물러나는 셈이다.

송 병원장은 2012∼2013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감염병 전문가다. 국내 첫 메르스 환자 A씨(68)의 감염 사실도 삼성서울병원에서 알아냈다. 하지만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입원 이후 병원 내 감염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지난 6월 17일에는 충북 오송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해 눈길을 끌었다. 7월 14일 국회에서는 이 병원 감염내과 과장의 ‘국가가 뚫린 것’ 발언에 대해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다. 병원 관계자는 “송 병원장은 병원 부분폐쇄가 해제된 7월 20일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종료 일정을 고려해 공식 사임 시점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 사태 후속 조치는 후임인 권 교수가 진행한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기획실장과 성균관대 의과대학장 등을 지냈다.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 멤버로 합류한 뒤 20여년간 폐암 결핵 등 호흡기질환 분야에서 진료했다. 병원 측은 “폐암 분야에서는 매년 국내 최다 환자 치료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최고의 진료 질과 환자 안전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