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승리만 좇는 더티 플레이… 가을야구 망친다

입력 2015-10-13 02:48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원(원 안)이 11일 끝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8회초 무사 주자 1, 2루에서 3루수가 공을 던지기도 전에 오른발로 1루 베이스를 밟고 넥센 히어로즈 주자 서건창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오재원이 1루를 막아선 채 공을 잡자 서건창이 황급히 속도를 줄이고 있는 모습. 중계화면 캡처

승리에만 집착하는 더티(dirty) 플레이와 심판 오심이 프로야구 최고의 축제인 가을야구를 망치고 있다.

11일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난 후 12일까지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원의 이름이 상위에 랭크됐다. 2차전에서 나온 오재원의 수비 때문이었다. 오재원은 8회초 무사 주자 1, 2루에서 서건창이 번트를 대고 1루로 진입할 때 주자의 길목을 차단한 채 공을 잡았다. 서건창은 아웃됐지만 잠시 두 선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급기야 더그아웃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서는 벤치클리어링이 이어졌다.

팬들은 오재원의 수비 자세를 문제 삼고 있다. 통상적으로 1루 수비를 할 때에는 주자의 진로를 열어 두는 게 원칙이다. 주자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부딪힐 경우 서 있는 수비수보다 뛰어오는 주자가 더 큰 부상을 당한다. 실제 서건창은 4월 9일 두산 전에서 똑같은 수비를 펼친 1루수 고영민의 발에 걸려 넘어져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중상을 입은 적이 있다. 많은 팬들은 오재원의 이런 플레이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비난하고 있다. 오재원은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TV에 자주 나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심판의 잇단 오심도 문제다. 2차전 넥센이 2-3으로 뒤진 6회 1사에 나온 박병호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마지막 공은 육안으로 봐도 엄연히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박병호는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심판과 언쟁을 벌였다. 1차전에는 승부와 직결되는 오심이 나왔다. 2-3으로 두산이 지고 있던 9회말 1사에서 넥센 투수 조상우는 김재호에게 몸쪽 높은 직구를 던졌지만 주심은 이를 몸에 맞는 볼로 선언했다. 그러나 방송 중계화면에선 오히려 공이 타자의 배트를 스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급격히 흔들린 조상우는 연속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했고, 팀도 연장 접전 끝에 패했다.

한 야구관계자는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되는 포스트시즌에서 이런 오심이 나온다는 게 아쉽다”며 “이럴 경우 심판이 한 팀을 밀어준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