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차 큰 프레지던츠컵, 흥행 성공하려면… 라이더컵처럼 매치수 축소해야

입력 2015-10-13 02:49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은 당초 미국-영국(1927년∼1971년)의 대결로 시작했다. 브리티시오픈에 앞선 친선대회였다. 이 기간 미국이 15승1무3패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1973년부터 77년까지 치러진 3차례 대회는 미국-영국·아일랜드연합팀간 경기였다. 이때도 미국이 3전 전승을 거뒀다. 79년부터 미국-유럽 대결로 확대 개편됐다. 63년 대회부터 32개 매치로 진행되는 경기 수는 77년 현재의 28개로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강했던 미국과의 실력차를 줄여 유럽 국가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79년 이후 성적도 10승1무7패로 유럽이 앞서고 있다.

선수들의 세계랭킹에서 뒤진 유럽팀이 승기를 잡은 것은 매치수가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11일 끝난 2015 프레지던츠컵 닉 프라이스 단장이 인터내셔널팀 승리를 위해 매치수를 34개에서 28개로 줄이려고 애썼던 것도 바로 라이더컵에서 얻은 경험 때문이다. 이번 대회 매치수가 30개가 아닌 28개로 축소됐다면 인터내셔널팀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유럽팀이 최근 7차례 라이더컵에서 6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것은 선수간 팀워크가 좋아야 하는 포섬·포볼에서 미국팀을 앞섰기 때문이다. 개인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은 싱글 매치에서는 강하지만 포섬·포볼 16경기에서 유럽팀에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이런 성향을 간파한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제이 하스 단장은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라며 대회 공식 호텔 2개 층을 몽땅 빌려 선수들이 대회 기간 내내 붙어 지내도록 했다. 인터내셔널팀이 7개 층에 자유로이 방을 잡도록 한 것과 대조적이다. 과거 미국팀은 호텔 스위트룸을 잡아 각자 생활했고 식사도 자기 방에서 해결해 팀워크와는 거리가 멀었다.

유럽팀에 연패를 거듭한 미국프로골프(PGA)는 라이더컵 시스템을 전면 개혁하겠다며 지난해 타이거 우즈, 필 미컬슨 등이 포함된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시켰다. 프레지던츠컵도 또 한번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