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가상현실의 남은 과제… 이용자가 고개 움직였는데 화면은 늦게 따라와

입력 2015-10-13 02:42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시장이 팽창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기기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기술적인 문제뿐 아니라 비싼 가격과 안전성 논란 등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가상현실 기기가 소형화되고 이용자의 동작을 인식하는 수준도 높아졌지만 가상현실을 진짜 현실로 느끼기에는 아직 기술적 한계가 있다. 우선 가상현실을 체험하기 위해 머리에 쓰는 장치인 HMD의 반응 시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처럼 반응 속도가 빠른 디스플레이가 발달하면서 오큘러스의 HMD는 반응시간을 0.018초까지 줄였지만 더 단축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또 HMD를 사용할 때 이용자의 고개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술인 헤드 트래킹(Head Tracking) 기술도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개를 움직였는데 화면은 늦게 따라오는 경우 이용자는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가상현실 기기가 많이 저렴해졌다고는 하지만 과연 대중이 쉽게 접근할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많다. 오큘러스의 HMD는 300달러 수준까지 저렴해졌지만 이를 단독으로 구동할 수는 없다. 보통 HMD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금 쓰이는 개인용 컴퓨터(PC)나 게임기보다 성능이 훨씬 더 좋아져야 한다. HMD 외에 경제적으로 부담할 것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가상현실 기기가 대중화된 지 5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을 보장할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HMD를 장시간 이용해도 시각에 문제가 없는지, 3차원(3D) 영상을 볼 때처럼 어지러움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등 아직 답해야 할 질문이 많다.

또 가상현실의 생동감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리셋 증후군(게임이나 인터넷 등에 깊이 빠져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혼동하는 현상) 등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세종=윤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