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면세점·호텔·편의점에서 전기차까지 새 먹거리 찾아… 건설社 변신은 무죄?

입력 2015-10-12 02:14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건설경기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면세점, 편의점, 전기차 등 분야도 다양하다. 공급과잉 여파로 이르면 내년부터 주택시장이 포화상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리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민간건설의 건축분야 수주액은 5월 10조8155억원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8월에는 6조5803억원까지 떨어졌다. 협회 관계자는 11일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특히 민간주택 부문에서 수주 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최근 건설업계가 진출하는 대표적인 새 시장은 면세점 사업이다. 중공업, 건설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두산그룹은 지역상생형 면세점을 만들겠다며 올해 하반기 실시되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에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와 손을 잡고, 지난 7월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에 ‘글래드 호텔 여의도’를 개장하고 본격적으로 호텔사업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부동산 개발, 임대 및 공급업을 주로 하는 청진이삼프로젝트를 계열회사로 편입했고, 이어 증기·냉온수 공급 전문회사인 서남그린에너지도 계열사로 추가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제일모직과 합병하면서 다방면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통합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패션, 식음·레저, 바이오로 대표되는 5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2020년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서희건설은 지난달 초 독립형 편의점 ‘로그인’ 점포 96개를 인수하며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다. 기존 편의점에 없는 다양한 상품, 서비스를 도입해 생활밀착형 편의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동원건설사업은 전기차 업체인 올레브 합병을 추진 중이다. 올레브는 전기차 등의 구동에 필요한 배터리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2일이다.

한라는 현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탄물류단지를 활용해 물류사업에 본격 진출할 태세다. 물류 외에도 운영관리(O&M), 무역, 교육, 레저 등 비건설부문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포트폴리오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호반건설은 쇼핑몰 사업으로 영역을 활발하게 확장하고 있다. 2013년 4월 경기도 판교신도시에서 스트리트몰 아브뉴프랑을 열었고, 지난 5월에는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아브뉴프랑 2호점을 세웠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은 늦어도 수년 내로 포화상태가 될 수밖에 없고, 해외 건설시장도 돌발변수에 취약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건설사가 건설만 해야 되는 시대는 지났다. 분야에 상관없이 미래 ‘돈 되는 사업’이 무엇일지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