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정책을 결정할 때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문제가 생길 수 없지요. 모든 일을 할 때 ‘이 일이 정말 아이들을 위한 일인가’를 되물어봐야 합니다.”
1955년 한국전쟁 직후 부모를 잃은 아동에게 새 가정을 찾아주는 입양사업을 하며 알려진 홀트아동복지회가 12일로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홀트아동복지회 회장실에서 만난 김대열(60) 회장은 “튼튼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아동 복지”라며 “홀트의 모든 활동은 가정을 일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설립자 해리 홀트가 한국 고아 8명을 입양한 것을 시작으로 입양사업과 장애인 아동 복지사업을 매진해 왔던 홀트복지회는 최근 청소년, 미혼모와 다문화, 저소득층 가정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홀트복지회는 행복한 가족을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창립 100년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60번째 창립기념일 주간(12∼16일)에는 기념 감사예배, 홈커밍데이, 세미나와 기념식 등이 열린다. 김 회장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아동은 가정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써 있지요.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우리에겐 돌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홀트복지회는 현재 아동의 보육부터 장학사업에 이르기까지 성장단계 전반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고 있다. 5년 전에는 캄보디아, 지난해엔 몽골 지원사업에 발을 디디며 해외사업 물꼬도 텄다.
여전히 ‘홀트복지회’하면 입양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2012년 입양특례법 개정 후 입양건수가 급감하면서 현재 홀트복지회에서 입양에 투입하는 예산은 전체의 6분의 1 정도다. 올해 홀트복지회에서 연결시킨 국내입양은 190여건, 해외입양은 130여건에 불과하다. 김 회장은 “여전히 기아(棄兒)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라며 “입양만큼 완전한 아동복지정책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회장은 1984년 홀트복지회에 입사해 31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는 ‘홀트의 역사’다. 스물일곱 살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학 공부를 시작한 뒤 아동을 위한 복지활동에만 열중했다. 김 회장은 대학병원 정신과에서 의사를 돕는 치료사로 일하던 초년병 시절의 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을 고치면서 자신도 고쳐지는, 스스로 수양하는 사람이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지요. 사회복지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안타까운 현장들, 아픈 사람들을 보면서 스스로도 수양이 되는, 그리고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돼야겠지요. 그 생각을 품고 살았습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오늘 창립 60주년 홀트아동복지회 김대열 회장 “우리에겐 모든 아이를 돌볼 의무가 있습니다”
입력 2015-10-12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