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주자가 되려면… 갑부와 친하거나] 선거자금 절반, 158명 금고에서…

입력 2015-10-12 02:54
올해 미 대선자금 전체의 절반은 슈퍼리치 158명의 금고에서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장 많은 정치헌금을 낸 이들 158명은 대부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감세와 규제완화를 주문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들이 낸 정치자금은 1억7600만 달러(약 2044억원)로 올해 대선 주자들이 빨아들인 전체 자금의 절반을 차지했다. 정치자금을 극소수 갑부들이 독점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는 게 NYT의 진단이다.

정치자금 제공자를 개인이든, 기업이든 제한하지 않는 슈퍼팩(Super PAC)이 합헌이라는 2010년 대법원 판결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다.

정치자금을 내는 슈퍼리치의 대부분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158명 중 공화당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한 갑부는 코크 형제 등 138명에 달하고 민주당 후보에게 돈을 낸 갑부는 조지 소로스 등 20명에 그쳤다.

부자들이 공화당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대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거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라고 NYT는 설명했다. 그들은 소득세와 상속세, 자본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인하하거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정치헌금을 갖다 바쳤다.

직종을 분석해 보면 헤지펀드 등 금융업자가 6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산업으로 돈을 번 사람이 17명, 부동산 갑부 15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나 드림웍스의 CEO 제프리 카첸버그 등 미디어 부자들 12명 순이었다.

정치자금 후원액 상위 158명 중 자수성가한 슈퍼리치는 119명으로 대부분이며 상속자는 37명에 불과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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