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산가족 특별생방송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간행하기 위해 나무로 만든 유교책판도 같이 등재됐다. 이로써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으로 시작된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목록은 13개로 늘어났다.
문화재청은 지난 4∼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12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회의에서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과 ‘한국의 유교책판’이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으며,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이를 추인해 등재가 확정됐다고 10일 밝혔다. ‘KBS 이산가족 기록물’은 KBS가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138일, 453시간45분 동안 생방송한 프로그램과 관련한 기록물로 녹화 원본 비디오테이프 463개를 비롯해 담당 프로듀서의 업무수첩, 이산가족들이 작성한 신청서와 사연판, 큐시트, 기념음반, 사진 등 2만522건을 포함한다. 전담인력 1641명이 투입된 이산가족 생방송에서는 5만3536건의 이산가족 사연이 소개됐으며, 1만189건의 상봉이 이뤄졌다.
문화재청은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긴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기록물”이라며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이 또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알림으로써 주요 등재 기준인 진정성, 독창성, 세계적 중요성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등재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유교책판은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서 보관 중인 목판으로 305개 문중에서 기탁한 718종 6만4226장의 책판으로 구성됐다. 내용은 유학자의 문집, 성리학 서적, 족보, 연보, 예학서(禮學書·예법에 관한 책), 역사서, 훈몽서(訓蒙書·어린아이를 위한 책), 지리지 등이다.
유교책판은 국가 주도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지식인 집단에 의해 제작됐다. 지역의 지식인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론’을 통해 출간 여부를 결정했으며, 책판 제작 과정을 통해 지식인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제작비용도 같이 부담했다. ‘공론에 의한 공동체 출판’이란 형태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출판 방식이라는 평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KBS 이산가족 기록물·유교책판,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한국의 기록유산 목록 13개로 늘어
입력 2015-10-12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