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 70년 열병식] 열병식에 최대 2조원 ‘펑펑’… 주민들엔 기름 한병씩 ‘인색’

입력 2015-10-12 02:56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이었던 10일 거행한 열병식 행사에는 1조∼2조원의 예산이 투입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1일 “각종 건설사업과 전시용 무기 준비, 주민동원, 행사도구 마련, 외신 초청비용 등을 다 합하면 우리 돈으로 이 정도 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 1년 예산의 3분의 1 수준으로, 기념일과 연계된 첨단무기 개발비용까지 더하면 액수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행사 자체의 의미도 있고 해서 북한이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측면이 있다”며 “1년 전부터 행사 준비에 돌입했고 북한 당국이 비용 마련에 애쓴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국제사회에 김정은정권의 힘을 과시하면서 대내적으로는 권력 강화의 계기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다.

앞서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북한이 해외주재 외교관들에게 거액의 외화 조달을 지시했다면서 “1인당 최소 미화 100만 달러로 파악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 지난 8월 주민들에게 가구당 중국 돈으로 40위안(7461원)씩을 징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돈은 일반 북한 노동자 월급의 2배 수준이다.

한편 북한 당국은 기념일을 맞아 주민들에게 기름 한 병을 특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역시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주민이 “창건일을 맞아 특별공급으로 기름 한 병과 과자 조금을 받은 것 외에 특별한 게 없었다”고 보도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