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에 튀니지 민주화그룹… 모두 예상 깨고 깜짝 수상

입력 2015-10-10 02:37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튀니지의 국민협의체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를 이끄는 4명의 지도자들이 2013년 9월 21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위데드 보차마오이 튀니지 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회장, 하우신 아바시 튀니지 노동연맹(UGTT) 사무총장, 압데사타르 벤 무사 튀니지 인권연맹(LTDH) 회장, 모하메드 파델 마무드 튀니지 변호사회 회장. AFP연합뉴스

튀니지의 민주화그룹인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4자 기구)가 예상을 뒤엎고 2015년 노벨 평화상의 주인공이 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튀니지의 다원적 민주주의 구축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이 단체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4자 기구는 튀니지의 일반노동조합과 산업·무역·수공업연맹, 인권연맹, 변호사회 등 4대 핵심 시민사회조직으로 결성된 일종의 국민 협의체다. 노벨위원회가 특정 단체나 인물이 아닌 이들 4자 기구를 수상자로 선정함에 따라 ‘아랍의 봄’ 이후 4년 만에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완성해 낸 튀니지 국민들에게 평화상의 영예를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노벨위원회는 “정치적 암살과 광범위한 사회 불안으로 튀니지가 내전 위기에 처했을 때 정치적 타결을 이끌었다”면서 “(재스민 혁명 이후) 튀니지의 대안적이고 평화적인 정치적 진보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혁명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총선과 대선을 지난해 성공적으로 치러낸 데는 제헌 의회 구성을 충실히 뒷받침한 4자 기구의 노력이 컸다”고 치하했다.

당초 난민 위기 해결에 앞장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미국·쿠바 국교정상화를 막후 중재한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유력 수상자로 거론됐으나 4자 기구가 ‘깜짝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800만 크로네(약 11억3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