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서 고양이 동호회원 박모(55·여)씨가 8일 오후 4시40분쯤 아파트 위층에서 떨어진 시멘트 벽돌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그는 수지구의 이 아파트 화단에서 다른 회원(29)과 길고양이를 위한 집을 만들고 있었다. 박씨를 맞고 튄 돌에 다른 회원도 맞아 다쳤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벽돌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아파트는 18층 높이다.
이렇게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날벼락처럼 ‘물건’이 떨어져 주민·행인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목숨까지 위협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차량 파손 같은 재물 피해는 물론 박씨 사례처럼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고의라면 살인이나 살인미수로 볼 수 있는 중범죄임에도 범인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달 22일 오후 8시쯤 수지구에서는 주부 강모(39·여)씨가 초등학생 딸과 함께 딸 친구의 아파트에 놀러갔다 봉변을 당했다. 놀이터에서 그네 쪽으로 뛰어가는 딸을 지켜보고 있을 때 대형 건전지가 이마를 강타했다. 장난감에 사용하는 지름 5㎝의 건전지였다. 강씨는 이마가 3㎝가량 찢어져 13바늘을 꿰맸다.
이 건전지 역시 누군가 고의로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 놀이터는 아파트 건물에서 10m 넘게 떨어져 있다. 당시 주변에는 강씨 모녀 말고도 10여명이 더 있었다. 대부분 아이들과 그 부모였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 고층 아파트에서 물건을 던질 땐 아래에 차나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용인서부경찰서는 두 사건과 관련해 아파트 단지 내 CCTV 녹화영상을 확인했지만 소득이 없다. 위쪽을 올려다보도록 설치한 CCTV 카메라는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아파트 경비원과 관리사무소 직원, 주민 등을 상대로 탐문을 벌였지만 목격자도 나오지 않았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아파트서 물건 떨어져 잇단 날벼락
입력 2015-10-10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