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또 ‘남중국해’ 갈등… 전문가 “군사 충돌 없을 것”

입력 2015-10-10 02:19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이 조만간 남중국해 내 중국의 인공섬 주변 해역에 군함을 진입시킬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 정부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남중국해 문제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가장 첨예하게 맞섰던 이슈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미 고위 관리를 인용,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 인공섬 해역 12해리 안으로 미 군함의 항해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이번 작전은 2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최근 몇 달 동안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 해상 작전에 대한 백악관의 승인을 요청했지만 백악관은 남중국해 갈등 악화를 부담스러워하며 승인을 보류해 왔다. 하지만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자 최근 작전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미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국제법은 12해리 이내를 영해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현 남중국해 상황을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중국과 함께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 유지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미 군함의 인공섬 영해 진입이 이뤄질 경우 미·중의 긴장 관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군사적인 충돌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인훙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홍콩 명보에 “미국이 인공섬을 중국의 합법적인 영토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미 군함이 12해리 내로 진입한다 해도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SCMP에 “우리는 미국 군함을 쫓아내려고 드론을 보내거나 제2포병 부대(전략 미사일 부대)에 멀리서 발포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말해 양국의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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