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면세점 사업권을 지키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올 12월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과 잠실 월드타워점(12월 31일) 재승인을 위해 직접 뛰기로 한 것이다.
9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신 회장은 12일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언론 간담회를 열고 롯데면세점의 ‘상생 2020’ 비전을 직접 선포할 예정이다. 상생 2020은 향후 5년 동안 롯데면세점이 사회공헌 및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상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막대한 투자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신 회장의 비전 선포 이후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서울 롯데면세점 두 곳의 특허 재승인을 위해 마련한 전략을 소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면세점 사업권 방어에 직접 뛰어든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두 곳의 연매출은 서울시내 6개 면세점의 지난해 총매출액 4조3000억원의 절반가량인 2조6000억원에 이를 만큼 입지가 탄탄하다. 또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 이익의 80% 이상이 롯데면세점에서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가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면세점을 잃을 경우 신 회장의 그룹 지배권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여파로 반(反)롯데 정서가 확산되고 있고, 이 틈을 노린 경쟁자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신세계 두산그룹이 소공점에, 신세계 두산 SK네트웍스는 잠실 월드타워점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신 회장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롯데면세점은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 업체로,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의 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 주도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전사적으로 협조를 지시하면서 재승인 여론을 주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이 계열사인 면세점의 재승인을 직접 챙긴다는 것은 그만큼 롯데면세점 수성(守城)이 롯데그룹 입장에서도 절박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신동빈 회장, 면세점 전쟁 전면에… “2곳 수성” 진두지휘
입력 2015-10-10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