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은 현역의원 대폭 교체를 바란다

입력 2015-10-10 00:38
현역 국회의원 교체(물갈이) 폭은 총선 때마다 주요 이슈로 등장한다. 국회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 새판을 짜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도 이런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이번 주 실시한 ‘현역의원 평가’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82%는 19대 국회가 역할 수행을 ‘잘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를 반영하듯 응답자의 47%는 ‘(총선에서) 다른 사람이 당선됐으면 한다’고 답했고, ‘현역의원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24%에 불과했다. 새 인물에 대한 열망이 매우 크다는 뜻이겠다.

여야는 내년 초 공천 때 물갈이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당의 개혁 이미지를 과시하는데 현역의원을 다수 탈락시키고 대신 참신한 인물을 수혈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호남을 중심으로 대폭적인 물갈이 공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의원들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새누리당도 김무성 대표가 전략공천을 배제한 채 여론조사 중심으로 후보자를 선출하는 국민공천제를 고집하고 있지만 영남지역에선 물갈이 공천을 외면하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현역의원을 대폭 교체한다고 해서 반드시 ‘유능한 국회’가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19대 총선 때 현역의원이 절반가량 교체됐다. 당선자 300명 중 149명(49.7%)이 초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대 국회가 사상 최악이라는 오명을 쓴 것은 초선 의원들의 자질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갈이 폭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야 정당이 도덕성과 역량을 겸비한 ‘21세기형 새 정치인’을 많이 발굴하는 일이라 하겠다. 각계에서 검증이 이뤄진 유능한 인재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총선에 뛰어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정치권이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