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 사중주는 바이올린 2대와 비올라, 첼로로 이루어진 실내악의 대표적 형태다. 대체로 네 악장으로 이뤄진 현악 사중주는 모든 기악 합주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완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로크 시대에 등장한 현악 사중주는 고전주의 거장 하이든이 소나타 형식에 의한 현악 사중주곡을 확립한 뒤 발전했다. 모차르트, 베토벤 등 뛰어난 작곡가들이 앞 다퉈 걸작을 내놓았다. 19세기 잠깐 주춤했지만 20세기 들어 쇤베르크, 쇼스타코비치 등 작곡가들의 사랑을 받은데 이어 전문 현악 사중주단의 잇단 탄생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10월 말부터 12월 사이에 국내외 현악 사중주단 4개 팀의 콘서트가 몰려 있다. 우선 해외 팀으로는 서울 LG아트센터에서 10월 29일 연주하는 프랑스 출신 에벤 콰르텟(위 사진)과 12월 7일 연주하는 체코 출신 파벨 하스 콰르텟이 주목된다.
1999년 창단된 에벤 콰르텟은 2004년 세계적 권위의 독일 ARD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관객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2009년 그라모폰상 최고 영예인 ‘올해의 음반상’과 2014년 BBC뮤직어워드 ‘베스트 실내악 음반’ 등을 받을 만큼 뛰어난 연주력을 자랑한다. 독창적으로 편곡한 재즈, 영화음악, 팝 등을 클래식과 다름없는 열정을 쏟아 연주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파벨 하스 콰르텟은 스메타나, 탈리히 현악 사중주단 등에 이어 체코가 배출한 또 하나의 걸출한 현악 사중주단으로 꼽힌다. 2002년 창단 이후 그라모폰상과 황금 디아파종상 등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일찌감치 위대한 현악 사중주단 반열에 올랐다. 올해도 그라모폰상 ‘올해의 음반상’을 받으며 최정상의 기량을 뽐냈다. 첫 한국공연에서는 이들의 강점인 체코 음악으로 꾸며진다. 지난 6월 내한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때문에 연기됐다.
국내 팀으로는 11월 14일 서울 스트라디움 스튜디오와 21일 마리아칼라스홀에서 공연하는 아벨 콰르텟, 12월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서는 노부스 콰르텟(아래 사진)이 있다.
바이올린 윤은솔·이우일, 비올라 김세준, 첼로 조형준으로 구성된 아벨 콰르텟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연주자들이 주축으로 2013년 독일에서 결성됐다. 지난해 독일 아우구스트 에버딩 국제음악콩쿠르 2위, 올해 오스트리아 하이든 국제실내악콩쿠르 1위를 잇따라 차지하며 전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빠르게 알리고 있다.
바이올린 김재영·김영욱, 비올라 이승원, 첼로 문웅휘가 2007년 만든 노부스 콰르텟은 한국 실내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12년 ARD콩쿠르 2위와 지난해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1위를 거머쥔 뒤 지난해 글로벌 에이전시 짐멘아우어와 계약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독일 최고의 음악축제로 꼽히는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에 한국인 연주단체로는 처음 리사이틀을 여는 등 국제적인 팀으로 발돋움했다. 장지영 기자
가을밤 적실 현악 사중주… 최정상급 기량 에벤·파벨 하스 콰르텟 방한 무대
입력 2015-10-12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