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민족의 자랑, 으뜸 글 ‘한글’

입력 2015-10-10 02:37

어제가 한글날이었지요. 우리말을 우리글로 적을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고 큰 축복입니다.

‘한글’이라는 이름은 주시경(1876∼1914) 선생이 지었습니다. 주시경은 한글 문법 정리와 사전(‘말모이’·미완) 편찬 등에 많은 노력을 했지요. 대외 격동의 시기에 자신의 호도 ‘크고 흰(맑은) 샘’이란 의미의 ‘한힌샘’이라고 했을 뿐 아니라 자녀들 이름도 ‘흰메’ ‘솔메’ ‘봄메’ 등으로 지어 불렀습니다. ‘한’은 ‘한가위’ 등에서 보듯 ‘크다’ ‘으뜸’ 등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한글’은 ‘큰 글’ ‘으뜸 글’을 뜻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글을 기리는 날이 10월 9일로 정해진 것은 1940년 경북 안동의 한 고가(古家)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면서입니다. 책 끝 부분에 훈민정음 반포일로 적힌 ‘正統 十一年 九月 上澣(정통 11년 9월 상한)’에 근거한 것이지요. 정통 11년 음력 9월을 환산하면 1446년 양력 10월이 됩니다. 569년 전이지요. ‘上澣’은 매월 1일부터 10일까지를 이르는 말로, 1446년 음력 9월 상한 마지막 날인 10일을 환산하면 양력 10월 9일입니다. 이날을 광복 후 한글날로 정한 것이지요.

민족의 자랑인 한글, 어떤 마음으로 대하시나요. 더욱 갈고닦아야 하는 책무가 지금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