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이하의 질문과 당리당략만 앞세운 정쟁 탓에 이번에도 ‘정책 국감’은 없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번 국정감사를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하며 ‘구태 의원’ ‘불성실 피감기관장’ ‘최악 상임위’ 등을 8일 선정했다.
구태 의원에는 지난달 17일 국감장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축구 한·일전에서 누구를 응원하냐’고 물은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이 선정됐다. 박 의원은 발언이 물의를 빚자 다음날 뒤늦게 사과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모형 권총을 주며 격발 시연을 요구해 물의를 빚은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성희롱 발언 의혹이 있다며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에게 ‘물건을 꺼내보라’고 말한 새정치연합 김용익 의원 등도 구태 의원에 선정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라고 답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은 불성실 피감기관장에 꼽혔다. 국감위원들이 요구한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고 언성을 높이며 “어허 참”이라고 말한 홍준표 경남지사도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받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현명관 한국마사회장, 허준영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 등도 불성실 피감기관장에 꼽혔다. 경실련은 피감기관장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국감의 주인은 국민인데 이 같은 태도는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와 다를 게 없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안전행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를 ‘최악 상임위’로 선정하고 “수박 겉핥기식 국감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졸속·부실 국감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상임위 내 소위원회 체제를 도입하고 연중 상시 국감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 이사장을 고소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했다. 고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단체 강연에서 “문재인 후보는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표는 지난달 16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 이사장을 고소했다.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바지 내려” 김용익, 국감 구태 의원… 경실련 “역대 최악” 평가
입력 2015-10-09 02:02 수정 2015-10-09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