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고이도 왕산성 정부주도 첫 발굴… 고려 건국 역사 조명 전기 기대

입력 2015-10-09 02:14
고려를 건국한 왕건과 후백제 견훤의 한반도 서남권 패권다툼이 벌어졌던 전남 신안 고이도 왕산성에 대한 첫 발굴조사가 정부주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왕산성은 1977년 문화재관리국 및 1987년 목포대박물관의 간단한 지표조사를 끝으로 정확한 규모조차도 파악되지 못한 채 방치돼 오다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비례대표)의 제안으로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왕산성이 발굴된지 28년 만이다.

주 의원과 문화재청, 전남도청, 신안군청 등 관계기관은 지난달 10일 공동실사를 벌였으며 발굴 시급성과 긴급성을 인정받아 긴급발굴조사 대상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는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전액 국비로 지원돼 이뤄진다.

신안군 압해읍 고이도의 나지막한 왕산(80m)에 위치한 왕산성은 909년 왕건이 후백제를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삼았다는 문헌의 기록에 따라 후삼국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성의 높이는 1.5m, 폭 3m 규모이며 성축의 길이는 1㎞ 정도로 대부분 붕괴돼 있다.

특히 이곳은 9∼10세기 고려의 왕건과 후삼국시대 서남해안 해상세력의 수장이었던 능창, 후백제의 견훤이 나주 중심의 영산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었던 산성이다. 서남해안을 둘러싼 고려 건국의 역사와 시대상을 복원하는데 매우 중요한 성곽으로 알려지면서 연구와 보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주영순 의원은 “국비를 활용한 긴급발굴로 왕산성의 체계적인 보존 및 정비와 복원을 이뤄 후삼국 시대의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동시에 관광자원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