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과학자뿐 아니라 아이들부터 읽기, 쓰기, 셈하기 능력처럼 ‘컴퓨팅적 사고력(CT·Computational Thinking)’을 가르쳐야 합니다.”
CT 창시자인 지넷 윙(사진)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부사장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CT 의미와 교육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설명회를 가졌다. 윙 부사장이 주창한 CT는 컴퓨터 과학의 이론과 기술,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딩 교육에 한정하지 않고 컴퓨터 없이도 일상생활 문제를 컴퓨터 과학자처럼 생각하자는 취지다.
윙 부사장은 이미 한국의 경우 IT 기술이 발달해 이러한 사고를 확산시키기 위한 좋은 환경이 갖춰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미 한국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IT 기기를 통해 이러한 기술을 신체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다”며 “CT는 호기심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기들과 서비스들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궁금해하고 이해하는 것부터가 CT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윙 부사장은 이미 우리 생활에도 다양한 CT로 접근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버스 도착 시간을 몰라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지만 한 고등학생이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버스 도착 시간을 앱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것은 대표적인 CT 사례로 꼽힌다. 윙 부사장은 “아침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찾은 카페에서 음료를 받는 위치와 우유·시럽을 넣는 곳, 뚜껑을 갖고 나가는 위치가 서로 꼬여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이 커피 코너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CT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과 영국에서는 CT 사고를 바탕으로 한 컴퓨터 과학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는 컴퓨터 과학을 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필수 과목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워싱턴주에서는 이러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영국은 공영방송 BBC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손잡고 ‘마이크로 비트’라는 컴퓨터 과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는 2018년부터 초·중학교부터 소프트웨어(SW) 기초 소양 교육을 실시하고, 대학 SW특별전형을 신설해 이러한 컴퓨팅적 사고 능력만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또 연세대학교는 MS와 손잡고 CT 교육과정을 개발했고, 내년부터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소규모 그룹으로 스스로 주변에 있는 문제를 찾아 알고리즘(문제 해결을 위한 규칙과 절차를 찾는 것)을 만들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한국정보과학교육연합회 대표로 설명회에 참석한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서정연 교수는 “CT라는 것은 외국어와 같아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능력을 학습해야 한다”라며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에서 CT는 국가와 개인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컴퓨팅적 사고력’ 창시자 지넷 윙 MS연구소 부사장 방한 “CT는 국가와 개인의 경쟁력”
입력 2015-10-09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