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하기보다 도전하는 삶을 선택했어요. 덕분에 이번 시즌 세계 오페라계의 정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남자 주역 알프레도를 맡은 테너 정호윤(38·사진)에게 2015-2016시즌은 잊지 못할 기간이 됐다.
11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극장, 내년 3월 영국 로열오페라, 5월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적인 메이저 극장 3곳에서 잇따라 데뷔하기 때문이다.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라 트라비아타’ 기자회견에서 만난 그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무대에서 우선 한국 관객들에게 성악가로서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미성을 자랑하는 리릭 테너인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유럽파 성악가다. 2002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함부르크 극장을 거쳐 2006-2007시즌부터 약 5시즌을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 전속가수로 활약했다.
특히 요나스 카우프만이나 롤란도 비야손 등 세계적 테너들의 대타를 깔끔하게 소화했다. 덕분에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전속가수 40여명 가운데 연봉 순위 ‘톱5’에 들 정도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관객과 만나기 위해 안정적인 빈 국립오페라극장을 나왔다. 2013년 매니지먼트사 크레센디 아티스츠와의 계약은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정호윤은 “프리랜서가 된다는 것은 내 이름을 걸고 순수하게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으로 위험 부담이 크지만 이런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진정한 성공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지금도 매 시즌 게스트 주역으로 함부르크극장이나 빈 국립오페라극장 등의 무대에 서고 있다”고 말했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화류계 여성 비올레타와 부르주아 청년 알프레도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로 꼽힌다. 다만 비올레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알프레도를 맡는 테너로서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는 작품이다.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라 트라비아타’서 알프레도 맡은 테너 정호윤 “안주보다 도전… 세계 오페라계 정상 도약 기회”
입력 2015-10-09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