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에이징 클러스터, 소셜이노베이터 양성… 영어 단어 범벅인 주요 사업 명칭 손본다

입력 2015-10-09 02:43
‘챌린지 1000프로젝트’ ‘2015 서울썸머세일’ ‘리사이클 아트페스티벌’ ‘흥릉 스마트에이징 클러스터 조성’ ‘소셜이노베이터 양성사업’….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 명칭들이다. 영어 단어로 범벅이 돼 있어 어떤 내용의 사업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앞으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 명칭에서 불필요한 영어식 표현이 줄어든다. 어려운 행정용어를 알기 쉽게 바꾸는 작업도 계속되고 한글기념관 건립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제569돌 한글날을 맞아 향후 5년간 시 국어 정책의 청사진을 담은 ‘서울시 국어발전 기본계획(2015∼2019)’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어려운 한자어나 일본식 표기, 외래어로 된 행정용어를 알기 쉬운 용어로 대체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음용수’는 ‘마실 물’로, ‘회람’은 ‘돌려 보기’로, ‘러시아워’는 ‘혼잡 시간대’로 바꾸는 식이다. 자치 법규를 제·개정할 때도 쉬운 용어가 반영되도록 법제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각 국·실이 주요 사업 명칭을 결정하기 전 한글 시민단체나 대학 등의 전문가와 시 국장급 공무원으로 구성된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의 자문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시 본청과 3급 이상 사업소를 대상으로 공공언어 개선 기관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매년 상반기 공개하고 우수 기관이나 해당 직원을 표창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시는 또 ‘서울 좋은 간판 공모전’ 등을 통해 선정된 모범 사례를 홍보해 간판에 한글 표기가 정착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관련 법령이나 조례에 따라 옥외광고물 또는 간판 등의 문안은 한글로 표시해야 하고 외국문자로 표시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한글도 함께 표시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영어로만 된 간판들은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개선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과 한글 관련 유적을 순회하는 ‘한글가온길 투어’나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전시공간 ‘세종이야기’ 등을 통해 한글 체험 프로그램도 활성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광화문 일대를 한글 역사문화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한글 마루지(랜드마크) 조성사업’의 하나인 한글기념관도 기본조사 용역에 착수하는 등 건립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시는 경복궁 서쪽 서촌에 한글을 체험하고 홍보하는 소규모 기념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황보연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시민과 함께 한글의 가치를 높이고 국어 사용의 모범이 되는 한글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