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번역 앱 사업 투자 땐 1만배 번다고 속여… 노인·주부 등 2500명 상대 120억원 가로챈 일당 적발

‘모바일 번역 애플리케이션(앱)’ 사업에 투자하면 1만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2500명에게 120억원을 가로챈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1억원을 투자하면 1조2300억원을 벌 수 있다며 노인과 주부 등을 현혹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앱 개발업체 대표 김모(54)씨를 구속하고 황모(57)씨 등 회사 관계자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서울 강남구 본사와 강원 대구 부산 등지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고 노인과 주부 등 2498명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119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출시될 앱이 81개국 언어를 번역할 수 있고 음성·화상통화 기능과 스마트TV 기능을 갖췄다고 부풀려 선전하며 “싱가포르와 미국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향후 회사 자산 가치가 510조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꾀었다. “2017년 세계 30억명이 이 앱을 사용하게 되고 회사는 페이스북 구글처럼 거대기업이 될 것”이라는 허황된 말도 늘어놨다.

앱 개발 사업을 잘 모르는 피해자들은 김씨의 말과 연예인을 앞세운 TV 광고에 현혹돼 300만원부터 6억원까지 투자했다. 대출을 받아 돈을 건넨 피해자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증권사 지점장 출신이나 앱 개발자들도 이 회사에 입사했다가 김씨의 허언임을 알고 그만두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