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이창교] 답이 없는 시대에 답을 찾는 방법

입력 2015-10-09 00:12

지난주에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보냈다. 추석이나 설 이후에는 늘 명절증후군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명절 전후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을 명절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예전에는 주로 주부들이 피해자였다면 요즘은 그 대상자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취직문제와 결혼문제로 압박을 당하는 젊은이들도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이들은 아예 가족이 모이는 자리를 기피하기도 한다. 남편들이 처가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명절 후에 이혼요구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세태가 변하면서 명절증후군의 형태도 다양화 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명절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있다. 결국 내가 바뀌지 않는 한 답을 찾기는 어려운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 중 ‘헬(hell)조선’ ‘지옥 불반도’라는 말은 우리의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20∼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 젊은층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거의 지옥 수준이라는 데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은 결국 이 나라를 떠나야만 된다고 주장하는 책도 나오고 있다. 이 책들을 보면 한국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처럼 보인다.

필자는 50대 초반의 나이로 베이비붐 세대이다. 우리가 대학을 졸업하던 시기에는 지금보다 많은 기회가 있었다. 굳이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 역시 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1990년대 후반 IMF 시기를 겪으면서 수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었다. 퇴직 이후에는 소규모 자영업자로 내몰리면서 미래 없는 노년을 걱정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어느 시대든 청년은 힘들다.

그렇다면 이른바 헬조선과 지옥 불반도를 벗어나야만 천국이 기다리는 것일까. 문제에는 반드시 답이 있으며 그 답은 내 안에 있다. 목회상담을 하다 보면 사람들은 상담을 하러 오기 전에 자신의 문제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이야기를 잘 듣다 보면 그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내가 가진 답이 맞는지 확인하고 위로와 격려를 얻는 것이다. 결국 우리 인생에 찾아온 모든 문제를 풀어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출애굽기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 앞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만난다. 뒤에는 애굽의 군대가 철병거를 이끌고 쫓아오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한다. 하지만 모세는 달랐다. 그는 백성들에게 “이제부터 너희의 하나님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고 성취하시는 것을 가만히 서서 바라보자”고 외친다. 그는 위기 상황을 오히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기회로 보았던 것이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에는 위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갈망하며 하나님의 얼굴을 찾아야 한다. 이때 하나님께서 홍해 바다에 길을 열어 이스라엘을 구원하듯이 지옥 불바다처럼 보이는 현실에서 기회의 문과 길을 열어 가실 것이다. 이 땅의 교회는 수많은 문제 앞에 서서 고민하고 있는 인생들이 하나님을 만나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것이 복음을 가진 교회의 사명이다.

이창교 목사 (창원 상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