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1회말 끝내기 실책… 넥센, SK 꺾고 준PO 진출

입력 2015-10-08 03:46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이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연장 11회말 상대의 끝내기 실책으로 5대 4 극적인 승리를 거두자 더그아웃을 뛰어나오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SK 유격수 김성현이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넥센 윤석민의 내야 뜬공을 잡지 못하고 놓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목동구장에서 7일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연장 11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넥센 윤석민은 SK 박정배의 시속 143㎞짜리 직구에 밀려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쳤다. 윤석민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1루로 뛰어갔다. 그런데 깊숙한 수비를 펼치던 유격수 김성현이 뛰어 들어오며 엉거주춤한 상태로 공을 잡으려 했다. 공은 그의 글러브에 맞고 그라운드 위로 떨어졌다. 그 사이 3루 주자 브래드 스나이더는 홈을 밟았다. SK 선수들은 멍한 표정을 지었고, 행운의 승리를 따낸 넥센 선수들은 환호하며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역대 세 번째 끝내기 실책. 이 것 하나로 모든 게 결정됐다. 넥센은 김성현의 끝내기 실책으로 5대 4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정규리그 4위로 1무를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던 넥센은 2차전을 치르지 않고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게 됐다. 넥센은 10일부터 3위팀 두산 베어스와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반면 승리 일보직전까지 갔던 SK는 치명적인 끝내기 실책 하나로 쓸쓸히 가을야구 무대에서 사라졌다.

경기는 끝까지 승패를 알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다. 넥센이 김광현의 난조로 1회말 1점을 뽑았지만 SK는 5회초 앤드류 브라운의 동점 솔로포와 박정권 나주환의 장타, 상대 실책까지 묶어 단숨에 3-1로 경기를 역전시켰다. 그러자 넥센은 7회말 고종욱의 3루타와 이택근의 득점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길고 긴 승부는 연장 11회말 SK 유격수 실책으로 갈렸다. 넥센과 SK는 각각 4명과 7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으로 맞섰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넥센에게 미소를 지었다. SK는 안타 수에서도 12-8로 앞섰지만 마지막 집중력이 아쉬웠다.

넥센도 사력을 다했다. 타선에선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와 고종욱이 빛났다. 스나이더는 연장 11회말 3-4 상황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만들었다. 6회말부터 대타로 나와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한 스나이더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 고종욱은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을 올렸다. 마운드에선 8회초부터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의 철벽투를 선보인 조상우가 돋보였다. 승장 염경엽 감독은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절실하게 야구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라며 “이제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패장 김용희 감독은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고 역전까지 시켰는데 이렇게 져서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올 시즌이 사실 아쉽다. 정말 힘들게 와일드카드 티켓을 잡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부침이 심했다”고 토로했다.

모규엽 황인호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