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각, 극우인사 전진배치… 10명 각료 교체 개각

입력 2015-10-08 02:49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7일 문부과학상 등 10명의 각료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3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첫 개각이다. 전체 19명 가운데 과반을 교체하면서도 재무상·외무상·방위상·관방장관 등 핵심 각료들은 유임시켜 내년 7월 참의원 선거까지 안정감 있는 국정 운영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일부 극우 성향의 인사를 요직에 배치해 향후 한국 중국 등과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는 우려가 나온다.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새 내각 각료 19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신임 문부과학상에 임명된 하세 히로시 중의원 의원은 과거 국어교사 재직 중 프로레슬링에 입문해 약 20년간 선수활동을 하며 정계에 입문한 인물이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수정을 요구하고 2009년에는 극우 성향의 지유샤 역사 교과서를 옹호하며 한국이 일본의 교과서 문제에 항의하는 것을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새로 관방 부(副)장관에 기용된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은 지난 2월 “일본에서는 전범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 이어 최근에도 “한국은 유엔 사무총장을 맡을 능력이 안 된다”고 발언했었다. 이처럼 극우 인사들이 요직에 기용되면서 역사인식 등을 둘러싼 주변국과의 외교 갈등 우려가 커졌다.

신설된 ‘1억 총활약 담당상’에는 가토 가쓰노부 관방 부장관이 임명됐고 국토교통상에는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이시이 게이치 정무조사회장, 농림수산상에는 모리야마 히로시 중의원 의원, 경제산업상에는 하야시 모토오 중의원 의원이 각각 기용됐다. 이밖에 부흥상에는 다카기 쓰요시 중의원 의원, 법무상에는 이와키 미쓰히데 참의원 의원이 발탁됐다.

고노 담화의 주역인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의 아들인 고노 다로 중의원 의원도 행정개혁담당상(국가공안위원장 겸임)에 임명됐다. 여성 의원 중에는 시마지리 아이코 참의원 의원과 마루카와 다마요 참의원 의원이 각각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과 환경상으로 기용됐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 재무상 등 핵심 각료 9명은 유임됐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