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 내 불편한 관계’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교회가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충신교회(이전호 목사)와 한국교회지도자센터는 5∼7일 경기도 여주 마임비전빌리지에서 100여명의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9회 바른 신학 균형목회 세미나’를 열었다.
이만식 장신대 교수는 교회 청년 2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적인 문제’를 꼽은 응답자가 53.6%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취업난 등 사회·경제적 이유(26.1%), 교회 운영 미숙 등 교회나 지도자 문제(12.7%), 가족 반대 등 개인·가정적 이유(7.6%)가 뒤를 이었다.
공동체 내 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교회의 배타적 분위기를 견디기 힘들었다’거나 ‘교인에게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났다’고 응답한 이들이 많았다.
이 교수는 “응답자들의 모태신앙 비율은 68.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많은 청년들이 엄마 뱃속에서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지만 관계 때문에 교회를 떠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은 교회 교육부서에서 봉사하는 데 대해서도 목회자와 많은 인식 차를 보였다. 목회자들의 85.1%는 청년들의 교육부서 봉사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청년 중에서는 58.4%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교육부서는 청년들이 섬겨야 할 교회 봉사 영역 중 하나일 뿐”이라며 “목회자들은 청년들에게 무조건 교육부서에서 봉사하라고 고집할 게 아니라 회계학과를 다니는 청년은 재정부서에서 봉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중 10년 이상 교회를 출석한 청년은 58.2%였다. 이 교수는 “어느 조직이나 10년 이상 몸담으면 경험을 인정해주지만 교회는 나이가 어리다며 ‘미생(未生)’으로 취급한다”며 “청년들이 교회 청년부뿐 아니라 교회 전체에서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세미나는 청년들이 교회를 등지고 떠나는 현상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울림세대 일어나서 함께 가자’라는 주제로 열렸다. 강사들은 청년들을 위한 목회 리더십으로 ‘소통’을 꼽았다.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는 ‘그들이 떠나는가 교회가 떠나는가’(눅 15:20∼24)라는 제목의 개회예배 설교에서 “교회 내 기득권 집단의 ‘갑질’ 때문에 상처받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교회를 떠났거나 떠날 준비를 하는 이들과 교회가 진솔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전했다.
청소년 사역 전문가인 전경호(글로벌캠퍼스교회) 목사는 종합 패널토의에서 “청년 사역자 중에는 정해진 교재내용만 주입시키면서 청년들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고 불만을 품는 이들도 있다”며 “주입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주=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53% “교회 내 불편한 관계 때문”… ‘바른 신학 균형목회 세미나’
입력 2015-10-08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