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중·고등학교 급식 비리를 조사해온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측 횡령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조만간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시작한다. 이홍식 전 충암학원 이사장은 “소설 같은 창작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7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적시한 횡령 추정액 4억1035만원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3년6개월간 이어진 비리에 대한 최소 산정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 진술·증거가 확보된 쌀과 식용유를 중심으로 감사를 진행했고, 각종 소모품 등 다른 품목에서도 비슷한 횡령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기관의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거치면 횡령액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교육청 감사에서 충암중·고는 급식배송을 용역업체에 위탁한 것처럼 용역근무일지를 꾸미고 학교 소속 조리원에게 배송을 맡기는 수법으로 회계를 조작해 최소 2억5668만원의 용역비를 허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에서 허위 용역계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해 12월 실비정산조항을 삭제하는 등 회계방식을 더 불투명하게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식자재 비용 횡령액은 최소 1억5367만원이다. 서울교육청은 학교 측이 쌀 10포대를 구매하면 2∼3포대가량을 빼돌려 되파는 식으로 9280만원을 횡령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식용유를 빼돌리거나 남은 기름을 재활용해 착복한 돈은 5154만원이다. 서울교육청은 구입한 식용유 대비 폐유 발생 비율이 일반적으로 30∼40% 수준인데 충암중·고는 10%에 그쳤다는 점과 관련자 진술을 종합해 횡령액수를 산정했다고 한다.
서울교육청은 빠른 시일 내에 충암중·고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비리가 추가로 확인되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다.
충암학원 측은 서울교육청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 입장이다. 이 전 이사장은 충암고 홈페이지에 “서울교육청 처사는 이해할 수 없고 소설 같은 창작물에 불과함이 확인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서울교육청 “충암중·고 횡령액 늘어날 것”
입력 2015-10-08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