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감 스포츠] 어느 장애선수의 귀한 선물

입력 2015-10-08 00:20
마르축과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선물은 그 크기와 상관없이 애틋한 감동을 준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는 최근 선물과 관련된 작은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11년간 WTF를 이끌어온 조 총재는 최근 터키 삼순에서 열린 제6회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한 선수로부터 조그마한 액자를 선물로 받았다고 했다. 그 선수는 선천성 장애로 오른팔이 거의 없는 우크라이나의 빅토리아 마르축(25·여)이었다. 조 총재는 “자수 액자였는데 그 조막손으로 3주 동안 수를 놓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핑 돌았다”고 술회했다. 마르축은 이번 대회에서는 은메달에 그쳤지만 작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딴 유명선수였다.

마르축의 선물은 WTF의 노력으로 태권도가 도쿄 패럴림픽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데 따른 감사의 표시였다. 마르축은 “장애인으로 태어났지만 행복을 느낀 것은 태권도를 배우면서였다”고 밝힌 뒤 “특히 장애인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장애인 올림픽까지 태권도가 포함될 수 있도록 힘쓴 총재님께 뭔가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총재는 “마르축의 선물은 그동안 내가 받은 이런저런 선물 중 가장 고귀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