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내한 선교사 중 4분의 1이 의료 선교사였습니다. 그들은 복음의 불모지인 조선에 들어와 거친 땅을 기경했습니다. 써레질 같은 의료 선교는 지금도 중요합니다.”
6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한 카페에서 만난 심재두(56·사진) 알바니아 선교사는 “2만 6000여명의 한국 선교사 중 의료 선교사는 2%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7000명의 의료 선교사를 모아 세계 선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심 선교사는 1993년 유럽 발칸반도의 알바니아로 파송돼 20년 간 내과의로 활동했다. ‘샬롬 클리닉’을 열어 진료 활동을 펼쳤고, 99년 코소보 사태에서는 4개월 간 난민 6000여명을 진료했다. 남편을 잃은 한 무슬림 여성을 양어머니로 삼아 그 가족에게 복음을 전한 일화도 있다. 2010년엔 언더우드선교상을 수상했다.
심 선교사는 올 3월부터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총무이사를 맡아 ‘7000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7000운동(7000m.org)은 바알에게 무릎 꿇지도, 입을 맞추지도 않은 남은 자 7000명(왕상 19:18)에서 따왔다. 선교에 뜻을 둔 국내 기독 의료인들을 모아 세계 선교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미 233명이 뜻을 같이 했다.
심 선교사는 8일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김병삼 목사)에서 개최되는 의료선교대회의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선교대회에 참가하는 1000여명의 기독 의료인들에게 의료 선교의 긴급성을 알릴 예정이다. 심 선교사는 “역대 선교대회에 참석했던 의료인만 1만명이 넘고 선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도 2700명에 달한다”며 “의료 선교사가 할 일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알바니아 2차 선교를 준비하고 있다. 다시 선교지로 떠날 때까지 국내외 의료선교사 자원을 네트워킹하고 다양한 노하우와 선교 경험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특히 국내 기독 의료인들의 단기봉사 활동이 재정비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단기 활동이 치밀한 계획과 평가, 지속성으로 운용이 된다면 장기 선교의 효과와 맞먹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습니다. 어떤 팀은 인도에 8년째 봉사활동을 가면서 아무런 기록이 없습니다. 그러니 실수를 반복합니다. 단기 활동의 매뉴얼화가 시급합니다.”
그는 현지에서도 치료만 하지 말고 담당 정부 관리나 의사와 친분을 쌓으라고 당부했다. “서구 기독 의료인들은 현지 공무원이나 의사를 만나 교제하는 것을 중시합니다. 이렇게 교제권을 넓히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도 커집니다.”
파송 때부터 20년을 거의 매일 일기를 써왔다는 심 선교사는 모든 선교사들은 자신의 일이나 선교지 상황에 대해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교 사역은 일종의 공무(公務)이기에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용인=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심재두 알바니아 선교사 “의료 선교사 7000명 모아 세계 선교에 나설 것”
입력 2015-10-08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