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51조·영업이익 7조3000억 ‘선전’

입력 2015-10-08 02:30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실적 상승세다. 부진의 터널을 지나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은 3분기에도 큰 반등을 이루지 못해 삼성전자에 고민을 남겼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5.8% 늘었다. 갤럭시S5 판매 부진으로 최악의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4조600억원에 비해서는 79.8% 급증했다. 매출은 올 들어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좋은 성과를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6조6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를 7000억원가량 상회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3분기 실적에 대해 보수적인 해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 자체가 좋아진 측면도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여 반사이익을 얻은 게 컸다”면서 “4분기에 스마트폰 사업이 얼마나 힘을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부품의 경우 결제 기준 통화가 달러화이기 때문에 환율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여지가 많다. 원·달러 환율은 7월 초 달러당 1120.5원에서 9월 초에는 1204.3원까지 올랐다. 9월 말에도 1181원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결제대금을 달러화로 받으면 원화 매출은 늘게 된다.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8700억원이었다. 환율 영향에다 시스템LSI의 선전 등 요인으로 3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은 4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면서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도 크게 좋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은 2분기(2조7600억원)와 비슷한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분기 스마트폰 실적 반등을 위해 갤럭시 노트5 출시를 한 달 앞당기고 대화면 갤럭시 S6 엣지 플러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중저가폰 판매는 순조로웠던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50조원을 넘어섰다는 게 증거다. 중저가폰은 프리미엄폰에 비해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많이 팔리면 매출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 향상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 결국 삼성전자는 3분기에도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 사이에서 ‘샌드위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TV, 가전제품 등을 책임지고 있는 소비자가전(CE)부문은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