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김선희 원장] “스무살 된 무용원이 펼칠 무대 기대하세요”

입력 2015-10-08 02:48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원장은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14∼19일 열리는 무용원 개원 20주년 기념공연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기념공연은 20년 성과를 알리면서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는 의미에서 마련됐다”고 말했다.무용원 제공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이 개원 20년이 됐다. 1993년 전문 예술인 양성을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설립된 한예종은 음악원(1993) 연극원(94) 영상원(95) 무용원(96) 미술원(97) 전통예술원(98)이 차례로 개원해 모두 6개 원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성년을 맞은 무용원은 14∼19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기념공연을 갖는다. 14∼15일 졸업생들의 갈라, 17∼18일에는 재학생들로 구성된 K’Arts 무용단, 19일은 세계무형문화재 초청 공연이 잇따라 열린다.

김선희 무용원 원장은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념공연은 20년 성과를 알리면서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는 의미에서 마련됐다”면서 “특히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에서 국내외 단체 주역으로 활약하는 졸업생 30여명이 기념공연에 특별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레의 김현웅 김리회 박슬기 이재우, 현대무용 차진엽 김판선 김동규 김재덕 최수진, 한국무용 전성재 조재혁 등 국내에서 인기 있는 무용수 겸 안무가들이 모교의 20주년 기념공연에 이름을 올렸다. 김 원장은 “구미는 현재 시즌 중이라 국내에서 활약하는 졸업생들이 주를 이루지만, 현대무용의 경우 해외 무용단 소속도 여럿 올 계획”이라며 “해외 발레단의 졸업생들은 지난 8월 휴가를 맞아 서울에 왔을 때 비공개로 개원 기념 ‘월드스타 갈라’ 공연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개원 때부터 러시아 바가노바 메소드에 기반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수많은 발레 인재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요즘 한국은 손꼽히는 발레 강국으로 통한다”며 “한국 학생들이 국제 콩쿠르를 휩쓰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어떤 교육을 받는지 궁금해 한다.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등에서는 대회 수상자들을 한예종 무용원이 받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예종이 다른 대학과 구별되는 것은 실기 위주의 학생 선발과 현장 중심 스파르타식 교육이다. 음악원과 무용원의 실기과에서 이뤄지는 영재입학과 예비학교(현 영재교육원)는 한예종만의 독창적인 제도다. 기악과 발레는 10대부터 프로 아티스트로 활약할 수 있는 만큼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실기지도를 해주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원장은 “영재입학과 예비학교 제도는 학력 중시사회인 한국에서 대학 교육과 실기중심 교육을 절충한 것”이라며 “일각에서 한국도 발레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기량이 뛰어난 한예종 졸업생이 들어갈 프로 발레단이 적은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용원이 뛰어난 무용수들을 많이 배출했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안무가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김 원장은 “무용원의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안다”며 “다만 20년 만에 무용수가 세계 수준으로 올라선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안무가 등장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