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입력 2015-10-08 00:02

탕자의 비유로 유명한 본문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이 들려주신 이 이야기는 복음 중의 복음으로 우리의 신앙이 율법적인 신앙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되새겨 보아야 할 말씀입니다.

이야기의 절정은 무례한 둘째 아들이 먼 나라에 가서 방탕한 생활로 아버지의 재산을 모두 탕진한 뒤 비참한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 아들을 맞이하는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아버지는 초라한 거지 행색으로 걸어오는 아들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긍휼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춥니다.

아들은 “내가 하나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말을 가로막으며 종들에게 명령합니다.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라.” 이것은 잔치의 주인공 예복을 입혀주는 것입니다. “손에 가락지를 끼우라.” 이는 아들의 권리를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신을 신기라.” 이는 자유인으로 신분을 회복시켜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고 우리가 먹고 즐기자”고 합니다. 이 말씀 속에서 예수님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인생들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부성애적 사랑이요, 아가페 사랑이요, 낭비처럼 보이는 사랑이요, 측량할 수 없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넓고 길고 높고 깊은 사랑(엡 3:19)에 대하여 우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교리로, 지식으로, 머리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잘 압니다. 그러나 가슴으로 그것을 경험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 아버지의 친밀한 사랑을 느끼기보다 벌하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 상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합니다. 그 결과 율법적인 신앙생활 속에서 자신에 대하여 죄책감을 갖고 있고 정죄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하여도 정죄하고 판단하는 율법적 태도에 젖어 신앙생활을 합니다.

송명희 시인은 ‘그래도’라는 시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네가 나를 떠나가도 그래도 나는 너를 떠나지 않으며/네가 나를 버려도 그래도 나는 너를 버리지 아니하리라/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하며/네가 지은 죄 많으나 그래도 나는 너를 용서하리라/네가 천하고 미련하나 그래도 나는 너를 받으리라.”

이것이 돌아온 탕자를 기쁨으로 맞아주시고 잔치를 베풀어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사람들의 사랑과 다릅니다. 사람들은 조건에 따라 사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십니다. 잘하는 자는 잘해서 사랑하고 못하는 사람은 못해서 사랑합니다. 하나님은 성경읽기, 주일성수, 새벽기도 등 그런 외적인 경건생활과 상관없이 우리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못해도 사랑하십니다. 그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주철희 목사(청주 제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