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타결 이후] 섬유·의류 ‘방긋’ 자동차는 ‘침울’

입력 2015-10-07 03:17

주식시장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소식에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은 아직 TPP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1차 회원국인 베트남 등에 생산 거점을 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목받았다. 섬유·의복지수가 1.16% 상승했다.

TPP 역내 관세가 철폐될 경우 섬유·의류 최대 수출국인 베트남의 의류 수출 기반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섬유산업은 한·일 간 경합도가 낮아 TPP 체결 시 일본의 수혜가 적고, 관세 철폐로 TPP 참여국인 베트남에서 생산 중인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생산 비중이 60%에 달하는 한세실업이 가장 큰 수혜주로 떠올랐다. 이 회사의 주가는 전날보다 4.1% 오른 6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7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쓰기도 했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거래량도 급등했다. 이날 한세실업의 거래량은 110만주로, 하루 평균 거래량 15만주의 7배가 넘었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세실업은 TPP 타결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베트남 생산설비를 확충해 왔다”고 분석하면서 8만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가늠했다.

태평양물산도 수혜 기대감에 동반 상승했지만 수혜주로 꼽히던 영원무역은 오히려 하락세로 마감했다. SG충남방적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경방 일신방직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자동차 관려주는 약세였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가 3% 안팎으로 하락했고, 부품주인 만도 현대위아 한일이화 덕양산업 에스엘 화승알앤에이 화신 등은 5% 안팎 떨어졌다. 일본과 경쟁 관계인 자동차 업계는 TPP에 제외되면서 가격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으로 수출하는 완성차 관세가 내년부터 없어지는 데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IBK투자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미국, 멕시코 등에 이미 한국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이 동반 진출해 있기 때문에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