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6일 치러지는 대만 대선이 3개월여를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집권 국민당 훙슈주 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후보 교체론’이 당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와의 첫 여성 간 맞대결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6일 대만 일간 연합보 등에 따르면 국민당은 조만간 훙 후보의 사퇴 문제를 논의하는 임시 중앙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후보 교체론에 가장 앞장선 인물은 장숴핑 의원이다.
주리룬 국민당 주석도 “국민당 당원은 모든 채널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다”면서 후보 교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 주석이 이미 훙 후보를 두 차례 만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없다”면서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주 주석이 신베이 시장직을 사퇴하고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 대만 총통부와도 논의를 마쳤다는 주장도 있다. 일단 주 주석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며 “매일매일 시장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대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주 주석은 지난 5월 “총통 선거에 나서지 않을 뜻을 거듭 밝혔다”며 “당 주석으로서 당의 개혁과 단합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민당의 후보 교체론이 확산되는 이유는 훙 후보의 낮은 지지율 때문이다. 대선 초기 30%를 넘나들던 지지율은 현재 14%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라이벌 민진당 차이 후보의 지지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대만 방송 TVBS 여론 조사에 따르면 차이 후보는 45%를 기록한 반면 훙 후보는 13%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역전 가능성은 물 건너간 셈이다. 훙 후보의 지지율 추락은 대만 독립 정서가 강해지고 여론과 달리 통일을 강조하는 ‘양안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문제는 국민당이 후보를 교체한다고 해서 승산이 있느냐는 것이다. 훙 후보의 지지율 추락은 개인의 역량이라기보다는 집권 국민당에 대한 실망이 작용한 결과다.
훙 후보 지지자들의 반발도 무시하지 못한다. 벌써부터 온라인을 시작으로 훙 후보 지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의 국민당 참패로 대선 승리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주 주석을 비롯해 유력 인사들이 모두 뒤로 물러났지만 훙 후보만 홀로 대선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 당이 힘들 때 앞장섰던 후보를 끌어내린다면 도덕적 비난과 함께 당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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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아놓고 지지율 떨어지니 ‘딴 맘’… 대선 3개월 앞두고 대만 국민당 “후보 바꾸자”
입력 2015-10-07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