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미루는 대신 성대한 경축행사를 벌일 전망이다. 다만 “강설에도 위성(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과학적 준비가 마련돼 있다”고 밝혀 올 연말 발사 여지는 남겨뒀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북한이 새로운 노선 발표 등 정책변화 없이 경축행사 위주로 행사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열병식과 화려한 에어쇼(축하비행)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전투기와 포병 장비, 미사일 등을 전개한 가운데 열병식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신무기를 과시할 가능성도 높다. 이 당국자는 “지난 5월 사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횃불행진, 화력시범, 매스게임 및 각종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국제비행장 2항공역사와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등 치적선전용 건설사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행사에는 쿠바와 동남아 일부 국가 등 전통적 우호세력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윈산(劉云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도 방북하기로 해 북핵 문제의 모멘텀이 마련될지도 관심사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해외인사를 대거 초청해 외교관계 다각화를 성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0∼20개 외신도 방북을 신청한 상태”라고 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는 “공화국에는 이미 강설에 대처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 물질적 준비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며 “학술적으로도, 과학기술 역량도 든든하였으며 설비들도 충분하게 준비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 당시처럼 올 연말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북한 전역에선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10일부터 1주일 동안 공훈국가합창단, 모란봉악단, 청봉악단에 러시아 군악대가 가세해 대규모 축하공연을 연다.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위대한 승리, 빛나는 계승의 70년’ 사진전, 평양체육관에서 ‘어머니당에 드리는 축원의 화폭’ 미술전도 열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논문’을 발표하고 핵 개발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논문을 소개하며 “우리 식의 위력한 최첨단 무장장비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자위적 핵 억제력을 부단히 강화해 나가며 전민 항전준비를 철저히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노동당 창건 70주년 어떻게] 北, 미사일 발사 일단 접고 ‘성대한 잔치’
입력 2015-10-07 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