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개인 종목이다. 세계적인 남자 프로선수들은 보통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나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에 가입해 1년 내내 대회에 참가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정규 투어가 끝난 뒤에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가족들을 돌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팀을 이뤄 샷 대결을 벌이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없다. 스타플레이어들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해마다 딱 한 차례 이들의 단체전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프레지던츠컵(The Presidents Cup)과 라이더컵(Ryder Cup)이 그것이다.
라이더컵은 미국과 유럽 선수들이 맞붙는 대회로 1927년부터 시작됐다. 유럽을 제외한 선수들이 인터내셔널팀을 이뤄 미국팀과 맞붙는 프레지던츠컵은 1994년 첫 대회가 열렸다. PGA 투어가 주최하는 프레지던츠컵은 홀수 해에 열리던 라이더컵이 2001년 9·11테러로 취소되면서 일정이 바뀌었다. 이후 라이더컵은 짝수 해에, 프레지던츠컵은 라이더컵과 겹치지 않도록 홀수 해에 열렸다.
프레지던츠컵은 백악관 경제 담당 부보좌관을 지낸 팀 핀첨 PGA 투어 커미셔너(회장)가 백악관 전·현직 주인들을 움직여 만들었다. 명예의장은 대회 명칭에 걸맞게 개최국 행정수반이 맡는 것이 관례다. ‘골프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2013년 두 차례 명예의장직을 수행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8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2015 프레지던츠컵’ 명예의장을 맡고 있다.
최정상급 골퍼들이 총출동하지만, 대회 상금은 단 한 푼도 없다. 돈보다는 명예를 걸고 싸우는 것이다. 입장권 등 대회 운영 수익 전액은 양 팀의 단장 및 부단장이 지명한 자선단체나 골프교육 프로젝트에 쓰여진다. 대회 출범 이후 15개국 425개 자선단체에 총 3200만 달러(약 373억원)가 기부됐다. 한국의 소년소녀가장 학교급식비로도 제공됐다. 기부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대회장을 직접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김준동 논설위원 jdkim@kmib.co.kr
[한마당-김준동] 프레지던츠컵
입력 2015-10-07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