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가장 비싼 세단 브랜드인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4000여대가 판매됐다. 중국과 중동의 부호들, 유럽과 미국의 부유층이 주요 고객이다. 한국에서는 그 중 1% 정도인 45대가 판매됐는데, 올해 1∼8월에만 41대가 판매됐다. 연말이면 70대 이상 판매가 가능할 듯하다. 롤스로이스가 지난달 24일 일부 자동차 담당 기자들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로 초청해 브랜드 설명회를 연 것도 이러한 한국의 성장세 때문이었다. 롤스로이스 아시아 세일즈 매니저 김다윗씨는 “본사에서 한국의 성장세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세단 ‘고스트(Ghost)2’와 2인승 쿠페 ‘레이스(Wraith)’는 결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성능과 정숙성을 보였다. 4억원대인 가격을 고려하면 결점이 드러나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겠다. 18마리 분량의 스칸디나비아산 최고급 소가죽을 사용한 시트와 내부, 가운데서 좌우로 열리는 옆문, 600마력대의 12기통 엔진 등 최고급·고성능으로만 이뤄졌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면 전기차에 탄 것처럼 조용했다. 롤스로이스 차량 모델들이 대부분 유령을 뜻하는 팬텀(Phantom), 고스트(Ghost), 레이스(Wraith)라는 이름을 가진 것도 ‘자동차 내부에는 시계 소리만 들린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주면 5초 이내에 시속 100㎞를 여유롭게 돌파했다. 영국 롤스로이스 본사 세르지오 랜돌프(Sergio Landolf) 매니저는 “힘들이지 않아도 다이내믹함을 느낄 수 있는 롤스로이스의 철학 ‘Effortless dynamism’의 구현”이라고 설명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롤스로이스 세단 고스트2·레이스, 유령처럼… 액셀 밟아도 실내엔 시계소리만
입력 2015-10-07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