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 설렌다… 폭스바겐 사태 친환경차 급부상

입력 2015-10-07 02:57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친환경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3종이 주도하고 있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는 이미 상용화된 상태고, 전기차는 기술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를 내연기관을 대신할 새로운 친환경차로 지목하고 있지만, 충전소 등 인프라와 주행거리 향상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5년∼10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단기적으로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전 세계 친환경차 시장 규모는 224만대 정도로 전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2% 안팎에 불과하다. PHEV를 포함한 하이브리차가 200만대 규모이고, 전기차가 24만대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20년 하이브리드차가 500만대, 전기차가 100만대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에서 가장 앞선 것은 일본 자동차업체들이다. 일본 도요타는 1997년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프리우스를 내놓은 이후 30종의 하이브리드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누적 판매량 800만대를 넘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7만7473대를 판매해 도요타와 혼다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주력하며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독일 자동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에서 전기차의 중간 모델인 PHEV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BMW는 지난해 말 스포츠카 타입의 PHEV인 i8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PHEV ‘뉴740e’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BMW는 내년을 ‘PHEV 대중화 원년’으로 설정하고 3시리즈, 2시리즈, X5 PHEV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내년 초 C클래스와 S클래스의 PHEV 모델을 내놓는다. 벤츠는 2017년까지 총 10종의 PHEV를 출시할 예정이다. 내연기관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PHEV를 추가하는 전략이다. 배출가스 조작사건에 휩싸인 폭스바겐 그룹도 아우디 등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20종 이상의 전기차와 PHEV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아반떼를 시작으로 대부분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올해 들어 소나타와 K5의 PHEV 모델을 출시했으며 내년 초 도요타 프리우스에 대항할 하이브리드 전용차(프로젝트명 AE)를 선보인다. 아반떼를 기반으로 5도어 해치백 형태로 4기통 1.6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하이브리드 전용 변속기를 조합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6일 “폭스바겐 사태로 친환경차 개발과 확산 속도가 빨리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하이브리드차는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획기적인 기술적 진화는 아니고,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등의 한계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