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을 진정으로 이긴 사람은 손양원 목사다.…이 땅의 정치가들에게도 손 목사와 같은 아량과 포용성과 수완이 있다면 남북통일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백범 김구)
㈔민족지도자손양원목사기념사업회(이사장 박세훈 목사)와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오일환)가 지난 3일 전남 여수 예울마루 소극장에서 공동개최한 광복70주년 기념 특별학술대회에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 손양원(1902∼1950) 목사의 용서·통합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산돌 손양원과 통일’이란 주제로 진행된 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은 김구의 평가처럼 남북 화해 정신을 실천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신앙의 절개를 지킨 손 목사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오일환 회장은 대회사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민족화합의 길을 손 목사의 ‘사랑의 실천’에서 찾아보고자 마련한 자리”라면서 “손 목사는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십자가 사랑을 실천한 진정한 화해자요, 복음적 평화통일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권성아(성균관대) 교수는 손 목사의 일생이 남북통합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다. 권 교수는 “손 목사는 두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를 양자로 삼았다”면서 “하나님은 인간을 위해 하나뿐인 아들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게 하기까지 한 그의 사랑을, 손 목사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손 목사는 ‘이념분쟁’에 관심조차 없었다. 그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보다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마 7:3)를 보지 못하는 것을 더 큰 문제로 여겼다”며 “아직까지 한반도 통일이 안 된 것은 한국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신사참배, 이념논쟁 등을 진정으로 회개하지 않고 교회의 화해와 일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목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십자가 사랑으로 교회와 민족의 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십자가 사랑엔 언제나 희생이 요구된다. 북한 주민을 위해 진정한 희생을 할 수 있을 때 통일보다 더 귀한 ‘민족 통합’을 하나님으로부터 선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남화합 실천 손양원’에 대해 발제한 박종수(중원대) 교수는 “에스더의 순교적 결단이 위기에 처한 유대 민족을 구했듯이 손 목사의 순교를 통해 한민족 통일이라는 더 큰 열매를 맺어야 한다”며 “손 목사의 순교·용서·통합 정신은 결코 사장돼선 안 될 고결한 가치다. 손 목사의 삶과 정신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식(총신대) 교수는 ‘손양원과 민족애’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손 목사는 일제강점기, 광복 후에도 선지자 역할을 잘 감당했다”며 “그는 설교를 통해 일본의 패망과 그리스도의 승리를 선포했고, 절망의 시대에 ‘말씀’으로 소망을 제시했다. 또 기독교인들에게 언행일치의 삶을 강조하면서 민족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목사 등 신앙의 선진들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며 민족적 책임을 다했다”며 “한국교회는 중단 없는 민족 복음화를 펼쳐야 하고 민족의 청년들에게 꿈을 제시하며 민족통일을 위해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손양원 목사의 용서·통합 정신 계승해야” 기념사업회 학술대회
입력 2015-10-06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