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찾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홈쪽 내야석에서 외야를 바라보니 각진 펜스 너머로 울창한 수풀과 탁 트인 파란 하늘이 시야에 가득히 들어왔다. 빌딩 숲에 둘러싸인 보통의 국내 야구장과는 다르게 공원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천을산, 연호지 등 주변 자연경관과 위화감이 없도록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된 결과다.
국내 최초의 팔각형 야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내년 2월 준공을 목표로 마지막 단장이 한창이었다. 그라운드 내부에서는 흙을 덮고 잔디를 심기 위한 복토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대구 수성 일대 15만1379㎡ 부지에 사업비 1666억원이 투입됐고 총 2만4300석, 수용인원 2만9100명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2012년 12월 공사를 시작해 5일 현재 80%의 공정률을 넘어섰다.
대구 신축 야구장은 철저하게 관람객 중심으로 지어지고 있었다. 우선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인 ‘시티즌뱅크 파크’를 모델로 팔각형 구조로 디자인됐다. 기존 원형 구장에 비해 넓은 관람 공간과 시야를 확보해 기능성과 조형미를 동시에 구현했다. 각진 구장은 관람석과 필드가 최대한 밀착할 수 있도록 했다.
하부 스탠드에서 1, 3루 베이스까지는 국내 최단 거리인 18.3m에 불과했다. 관람객들끼리 나누는 대화가 선수들의 귀에 들릴 듯했다. 상부 스탠드는 국내 최초로 돌출형(캔틸레버) 구조로 시공돼 스탠드를 기존 야구장보다 필드 쪽으로 7.4m 앞당겼다. 상부 관람객의 시야를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 경기 때 관람객이 햇빛을 등질 수 있도록 필드축을 남향이 아닌 동북동 방향으로 배치했다. 오후 6시쯤이면 필드의 83% 정도에 그늘이 져 관중과 선수 모두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홈관중을 위해 홈팀 좌석수를 55%로 늘리는 시도도 선보였다.
금현철 대우건설 대구야구장 현장소장은 “야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은 대구시민들의 열정을 담아낼 수 있는 최고의 야구장을 차질 없이 건설하겠다”고 말했다.대구=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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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국내 첫 팔각형 야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가보니… 자연친화 ‘MLB 스타일’
입력 2015-10-06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