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이 이렇게 웃겨도 될까요?”… ‘문화행동 아트리’ 창작공연 10년 프로젝트 완결작 무대에

입력 2015-10-07 00:37
문화행동 아트리 멤버들이 2006년 처음 한 공연 루카스에서 ‘영혼의 실’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왼쪽). 아트리는 올해 10번째 공연으로 ‘요한계시록Ⅰ’(위 포스터)을 무대에 올린다. 아트리 제공
김관영 아트리 대표
‘문화행동 아트리’가 10년 동안 전개한 창작공연 프로그램 ‘1.1.1. 프로젝트’가 올해 완수된다. 김관영(47·사진) 아트리 대표는 “10년을 목표로 이 일을 시작했다. 하나님과 약속한 시간이었다. 뮤지컬 ‘요한계시록Ⅰ’을 끝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 한다”고 6일 밝혔다. 1.1.1. 프로젝트는 ‘한 사람이 한 영혼을 하나님께’라는 슬로건을 내건 문화전도 사역이다.

2006년부터 매년 11월 1일부터 11일 동안 복음을 주제로 한 공연을 무대에 올려 복음을 전했다. 요한계시록Ⅰ은 라오디게아 등 7개 교회를 통해 그리스도의 신부 된 참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 뮤지컬이다. 공연은 다음달 1∼11일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에서 열린다. 아트리는 1.1.1. 프로젝트 이후에도 공연사역을 계속한다. 후속으로 요한계시록 Ⅱ와 Ⅲ도 만들 계획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종각 인근 카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마지막 공연으로 요한계시록을 정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공연은 믿지 않는 영혼을 하나님께 이끄는 것이었다. 이번 공연은 교회 안에 있는 분들이 복음 앞에 바로 설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뒀다. 주제는 무겁지만 코믹하게 다뤘다. ‘요한계시록이 이렇게 웃겨도 되나’ 할 수 있다.”

이 장기 프로젝트의 시작은 아트리 멤버들의 서원이었다. 김 대표는 “1.1.1. 프로젝트는 공연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기억하기 좋도록 매년 동일한 날짜에 공연을 했다. 공연계에서 한 팀이 매년 창작 작품을 만드는 것은 매우 드물다. 우리는 1년에 한편씩 10년 동안 한국 교회에 이바지 하겠다고 하나님께 서원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 첫 작품 루카스는 발달장애인 공동체인 캐나다 토론토의 데이브레이크의 장애인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다. 이듬해 창작뮤지컬 ‘버스’에 이어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스틸’, ‘가스펠’ 등 9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 10년 동안 정기공연, 초청공연, 해외공연 등 800회가 넘는 공연을 16만명 이상이 관람했다.

매년 공연은 무료였다. 사역은 멤버들의 헌신과 자발적 후원으로 이어왔다. 멤버들은 공연을 위해 처음 모였다가 3년만인 2009년 선교단체 아트리를 만들었고 2011년 공동체 생활을 결정했다. “하나님께서 동역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묶어주셨다. 힘들지 않았냐고 묻는데 사실 행복하고 즐거웠다. 이름 없이 제작을 후원해준 300형제를 비롯해 한국교회에 감사한다.”

2011년 경기도 고양의 한 집에서 살다 지난해 경기도 여주로 이사해 모여 산다. 성인 30명과 어린이 10명 모두 40명이 공동체 생활을 한다. “10년 전 시작할 때, 복음은 우리 사역의 ‘수단’에 불과했다. 복음이 공연의 소재였다. 10년을 지나보니 복음이 우리의 ‘생명’이자 ‘존재’이자 ‘전부’가 됐다. 우리는 아기에서 열 살 아이로 성장했다.”

이들의 공연은 복음의 통로가 됐다. “어느 날 공중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었다. 한 청년이 나를 알아봤다. 그 청년은 ‘제가 스틸을 보고 예수를 믿게 됐고 현재는 선교사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제까지 고생했다 하더라도 그 말 한마디로 모든 보상을 다 받았다. 그 관객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다.” 종교개혁 500주년인 2017년에는 ‘오직 성경으로’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뮤지컬 ‘더북’을 1년 동안 장기 공연할 예정이다. “극장 대관료가 매월 수 천 만원이다. 이 공연을 위해 공연장을 만들려고 한다. 능력도, 지혜도 없는데 오직 주님 은혜로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주님께 의지해 사역하겠다.” 아트리는 요한계시록 제작을 후원할 ‘300형제’를 모집하고 있다. 공연 예약은 홈페이지(gospelartree.com)에서 가능하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